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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탓, 품평질, 단정 -> 주변을 너무 타자화 하고 있는 것은 아닐찌. 본문

넋두리

남탓, 품평질, 단정 -> 주변을 너무 타자화 하고 있는 것은 아닐찌.

江多林 2018. 1. 12. 12:55

내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 3가지.


* 어제까지는 이렇게 생각했다.

남탓 - 이건 발생한 그의 선택인데, 왜 부정하기만 하는지.

품평질 - 자신의 품평 기준을 왜 듣는 이에게 강요하는지.

단정 - 다른 이의 관점을 제거해버리는 이런 행위는 자신에게 종속시키려는 전술이 아닌지.


이걸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타자로 느끼지만, 타자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서의 피가학성음란증/ 가학성음란성 이야기 부분을 기억하며,

생각해 보자.


* 타자로 느끼는 것과 타자로 인식하는 것을 구분하자.

나로 인식하지 못하는 모든 것이 모두 타자이다.

나로 인식하고 싶지만, 다르다는 것을 이성으로 생각하는 단계를 타자을 인식이라고 하겠다.

인식은 다름을 온전히 이해하고, 대안을 찾아갈 수 있는 출발점 같은 단계로 정의하자.

여기서 타자로 느낀다는 의미는 인식까지는 도달하지 못했고,

나와 관계가 있는 상대를 무의식은 다름을 느끼고, 이성으로는 타자와 서로 무엇이 다른 지 설명하지 못하는 단계가 있게 마련이다.

이 단계를 타자로 느낀다고 정의하자.


위의 관점에서 3가지 행동을 재구성해 보자.


남탓 - 다른 이를 아주 먼 타자로 느끼고 있지만, 타자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닐지.

품평질 - 가까이 있는 이들이 타자로 느껴지니, 동의를 유도해서 자기화하는 자기방어 본능이 아닐지.

단정 - 섬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내 섬을 드러내려는 좋은 전략일 수도.


위 관점을 인정한다면,  타자를 아직 타자로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남탓, 품평질, 단정 이라는 행동을 유발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저 3가지 행동을 싫어하는 것은

본능(무의식)적으로 대안을 찾지 않고, 자기화 하려거나, 만날 수 없는 타자임을 증명하려는 가학적음란성의 발현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된다.

가학적/피가학적음란성은 배경에 지배와 복종 즉, 자유와 완전히 대비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소유냐 존재냐"에서는 이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자유"로운 관계로 전환해야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단정 짓고 있는 나를 보면, 나 역시 "그 섬에 가고 싶다"고 늘 말은 하고 있지만,

정작 섬에 가기 보다는 내 섬으로 찾아오라는 오만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일시적으로 감정을 추스릴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관점도 인정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행동만 하고 있는 것을 보게되면 울화가 치미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결론:

이제부터라도 위 세 가지 남탓/ 품평질/ 단정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의 상처가 있어서 또는 경험이 부족해서 등등의 이유로

아직 타자를 타자로서 바라보는 데 익숙하지 않은 분이구나 생각해야겠다.


그리고,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는 사람으로서 타자를 마주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먹먹한 가슴을 풀어내는 방법일 것 같다..


이제는 위 세 가지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ps.

- 농장에서 평가하다 평가하기 어려운 다수의 친구들에 대해서 생각하던 중에.

- 내가 그들을 타자로서 살피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 적절한 타자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가학적/피가학적음란성이 일부 발현되었을 것이라는 생각.

- 그리고, 그로 인해 고통받으셨을 분들에 대한 미안한 생각.

- 그러던 중에 문득

- 얼마전에 함께 있던 5명 중에 3명이 남탓/품평질/단정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 끼어서 괴로왔던 생각

- 3가지 행동이 타자와 연관이 있지 않은가 생각하던 중에.

- 이 행동을 하는 이들과는 마주앉지 않으려는 선택을 하고 있는 내가 가학적이라는 생각

- 위 생각들을 잘 버무려서 긁적임.